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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느끼고/영화

Everybody's fine



요즘은 영화관엘 못 가니 종종 DVD를 빌려 보고 있다.

신랑과 나는 요런 잔잔한 영화를 즐겨 보는데
로버트 드니로 주연의 Everybody's fine은 부인이 죽고 홀로된 노년의 남자가
타지에 살고 있는 세 명의 자식들을 맞을 준비를 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비싼 와인도 사고 야외용 그릴도 사고 기대에 가득 차 준비를 하지만
이어지는 자식들의 전화. '이번엔 못 가겠어요. 죄송해요.'
프랭크(로버트 드니로)는 너네들이 못 오겠다면 내가 간다! 하며 건강하지 않은 몸을 이끌고 뉴욕에서 시카고로 또 라스베거스로,, 자식들을 만나러 버스를 타고 기차를 타고 미국을 횡단한다. 모두를 깜짝 놀래켜줄 심산으로 연락도 않고 갔더니 첫째 데이비드는 하룻밤을 꼬박 기다려도 집에 오지않고 나머지 두 딸들과 둘째 아들은 함께 더 머물고 싶어 하는 아버지를 이 핑계 저 핑계로 떠밀어 내며 뭔가를 숨기는 것 같기만 하다.
(큰딸은 이혼을 했고, 둘째는 미혼모 레즈비언이고, 작은 아들은 오케스트라 지휘자인 줄 알았더니 드럼을 치고 있다. 그리고 큰 아들이 마약 과다복용으로 멕시코에서 죽었다는 것을 형제들은 모두 알고 있으면서 아버지에게는 숨긴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 자식들에게 이번 크리스마스에 보자는 편지를 전해주고 돌아오는 길에 의사의 주의에도 불구하고 비행기를 탔다가 심장마비를 일으킨다.
간신히 목숨을 구한 아버지를 찾아 세 명의 자식들이 돌아오고, 결국은 모든 걸 털어놓고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맞는 장면으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부모에게 자식은 영원한 아이라는 말이 있듯 프랭크의 눈에 자식들은 자꾸 예닐곱살적 어린아이로 보인다. 다 자식들 잘 되라고 했던 말들이 정작 본인들에게는 부담이 되었고, 결국 아빠에게는 속내를 아무것도 얘기하지 못하고 거짓말만 하는 아이들로 자랐다.

영화의 끝에 프랭크는 부인의 묘 앞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I know if I could do it all over again, I would ask less of the kids.
As long as they were happy, that would be fine with me.
I know I have to stop thinking of them as if they're still children.
I can't tell them what to do anymore. They have to find their own way.
and sometimes you talked to me about things that I should have listened to you more carefully. You presented me with the details of our children's lives, and I ignore them."

그리고 난 얼마전에 우연히 봤던 시의 구절이 떠올랐다.(칼 지브란의 Children 중에서)
"Your children are not your children:
They are the sons and daughters of life's longing for itself.
They come through you but not from you,
And though they are with you yet they belong not to you.

You may give them your love but not your thoughts,
For they have their own thoughts.
You may house their bodies but not their souls,
For their souls dwell in the house of tomorrow, which you cannot visit, not even in your dreams.
You may strive to be like them, but seek not to make them like you.
For life goes not backward nor tarries with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