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돌아가고 싶다!! 물론 가서 살고싶은 건 아니고... 한번쯤 다시...
아이 하나 낳아서 애가 초등학생쯤 되면 아프리카 데려가서
야생동물들 보여주는 것 정도가 꿈이랄까.
세렁게티 초원의 지평선에 저무는 해..
너무나도 예쁜 색깔의 바다..
코코넛 나무..
먼지날리는 비포장 도로와 봉고차 버스.
빨간 흙.. 노란 아침..
정 많은 사람들...
내가 가진 기억의 조각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되살아난다.
작가가 아니기에 그다지 문장력이 뛰어나지도 않고
구성이 잘 되어있는 책도 아니고..
사진이 내용에 딱 들어맞는 것도 아니고..
뭐.. 누가 보면 별로인 책일 수도 있겠다.
그래도 나에게는 2005년 여름의 추억을 잠시 회상해 볼 수 있는
좋은 책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도 이렇게(p314 클릭!) 살고 싶다. 근데.. 아무리 마음은 그렇게 먹으려해도
이 서울이라는 곳에서는 좀처럼 쉽지가 않다.
나는 아내에게 말했다.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바쁘지 않아서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 좋다고.
우리집은 작고 가구가 많지 않아 청소하기 편리하다고,
아이들에겐 비싼 장난감보다 정원의 흙장난이 더 좋다고.
부자들은 물건 싸게 사는 재미가 얼마나 좋은지 모를 거라고.
매끈한 고급차를 타며 흠집 날까 스트레스 받기보다는
털털대는 내 차가 속 편하다고.
사업상 접대로 술을 마시지 않아도 되니 건강에 좋다고.
우리 가족은 인물이 좋아서 아무거나 입어도 잘 어울린다고.
골프는 땀도 안 나는 노인들 운동이라고
차리리 흠뻑 젖을 수 있는 농구가 낫다고.
비싼 최신형 휴대폰은 잃어버리면 속만 더 쓰리다고.
비싼 화장품 바르면 얼굴이 더 예뻐지냐고.
나는 양주보단 사원한 맥주가 좋다고.
부모에게 많은 재산을 물려받은 부자보다
건강한 정신과 신체를 물려받은 내가 더 부자라고.
돈이 많건 적건 절약하면서 살면 가지고 싶은 것 두세 개는 더 가질 수 있다고.
약삭빠린 사업가 기질을 가진 사람보단 곰처럼 일하는 내가 더 인간적이라고.
비싸기만 하고 양 적은 고급 레스토랑보다 푸짐한 우리집 저녁식사가 훨씬 맛있다고.
나는 고여 있는 물이 아니라 흐르는 물이라서 물도 맑다고.
통장 잔고가 100억이건 100만원이건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죽어서 돈 싸 짊어지고 갈 거 아니라고.
우리 둘 중 하나가 재벌이었다면 우린 못 만났을 수도 있었다고.
행복은 절대 부와 비례하지 않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