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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을 타고!/lovely moments

1학년 일기

이제 슬슬 호호방이 될 곳을 정리해야겠다 싶어서 책장을 살펴보니 내 일기장이 눈에 띄었다.
초등학교(그 당시엔 국민학교) 때 것인데, 엄마가 고이 보관해 두셨다가 시집올 때 주셨다.
버리기 아쉽긴 하지만.. 이제 우리 애기 것도 모아야 할테고, 보관할 곳도 마땅치 않아
일부는 이렇게 사진으로나 블로그에 남기고 바이바이 하기로 했다.
울 호호를 낳기 전에 나의 지금까지의 일생(?)을 한 번 정리해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광안국민학교 1학년 7반. 1990년도 일기다.
1학년 일기도 더 있을텐데 남아 있는 건 이거 한 권 뿐인 듯.
틀린 글자나 맞춤법도 그대로 옮긴다. 아까워서 쓴 것 대부분 옮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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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일(금) 제목: 머리
언니와 엄마랑 나랑 미용실에 가서 언니는 파마를 하고 나는 머리를 잘랐다. 그리고 나는 자르기가 싫었지만 할 수 없었다.

2월 3일(일) 제목: 낙동강 하구언둑
가족들과 함꼐 하구언둑에 놀러갔다. 참 넓고 을숙도 휴계소도 있었다.
휴계소 옆에 원숭이가 있었다. 그리고 휴게소에서 냉면도 먹었다. 그리고 올때는 외갓집으로 갔다.
(주말엔 거의 매주 나들이를 나갔고, 거의 매주 외할아버지댁에서 저녁을 먹었다.)

2월 15일(금) 제목: 설날
설날이다. 새배도 하고 차례도 지내는 날이다. 언니는 돈을 4만원을 받고 나는 3만 4천원을 받았다.
우리는 동생과 함께 새배를 하였다. 오늘은 기분이 참 좋았다. 나는 설날이 정말 좋다. 아나 언니도 그럴 것이다.
(아마 세뱃돈을 받는 것 때문에 설날이 좋았던 건 아닐까? 이때까진 좋았다고 하지만, 커가면서 설날이 되면
서울에 가야 한다는 사실이 귀찮아지면서 명절을 별로 안 좋아하게 됐다. 결혼한 지금은 더 머리아픔..;;)


2월 16일(토) 제목: 부곡 하와이
부곡 하와이에 갔다. 가서 수영도 하고 목욕도 하고 사진도 찍었다. 동생도 따라갔다.
놀이기구도 탔다. 이름은 데이트 컵이었다. 어지럽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였다.

2월 17일(일) 제목: 해운대 바닷가와 해원정사 절
엄마가 다니는 절에 가서 사진도 찍고 해운대 바닷가에서도 찍었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
먼저 절에 갔다. 가서 부처님께 절도 했다. 그리고 바닷가에 가서 솜사탕도 사먹었다. 파도가 철석 거리기도 하였다.

2월 21일(목) 제목: 눈
아침에 눈이 내렸다. 학교에 가면서 눈을 맞았다. 눈의 색깔은 하얀색이다.
나는 서울에서도 눈을 보았지만 부산에서 눈의 본 것은 처음이었다.

2월 23일(토) 제목: 충계 방학
충계 방학을 했다. 오늘은 선생님과 마지막으로 보는 날이다.
이제 3월 2일이되면 2학년 1빈 교실 들어 간다. 그래 새 친구도 사귀고 새 선생님도 만난다. 참 기분이 좋다.
(춘계 방학ㅋ)

2월 22일(금) 제목: 아버지 어머니의 결혼 기념일
아버지 어머니의 결혼 기념일이다. 그래서 밤에 케이크도 먹었다.
그 케이크는 아빠가 사오셨다. 참 맛있었다. 나는 아빠와 엄마께 결혼 축하 합니다. 하고 말했다.
(울 부모님은 저때나 지금이나 결혼기념일은 잊지 않고 기념하신다. 우리도 그래야지~!)

2월 24일(일) 제목: 로티의 모험
로티의 모험을 눌원 소극장에서 보았다. 선물도 받고 그런데 선물은 앞은 사진 뒤는 옆서인걸 몇장 들어 있었다.
그리고 다 보고 엄마가 목걸이를 사주셨다.

2월 25일(월) 제목: 친구 소민이
동래에 사는 친구 소민이가 놀러왔다. 소민이가 와서 참 반가웠다.
소민이와 나는 3살때부터 친구였다. 소민이는 오늘 우리집에서 잠을 진다고 말하었다.
나는 오늘이 제좋았다. 그리고 소민이랑 언니랑 파자도 먹었다.
-> 다음날 일기: 내가 소민이와 함께 소민이 집에서 잠을 잔다. 기분이 좋았다.
소민이 피아노에도 따라 가 보고 비디오도 빌려 보았다. 그것은 헬로강시 1탄이다. 본 것이지만 재미있었다.
(소민이는 요즘 어떻게 지낼까? 엄마릉 통해서 가끔 소식을 듣긴 하지만, 우리끼리는 연락이 끊긴지 오래다.)

3월 1일(금) 제목: 삼일절이고 정월대보름
삼일절이다. 유관순 언니가 대한독립 만새를 부른날이고 정월대보름도 된다.
나랑 언니랑 동생이랑 호도도 먹었다. 참 맞있다. 그리고 우리집에는 태극기가 없어서 달지 못하였다.

3월 2일(토) 제목: 2학년
이제 2학년이 되어서 2학년 1반 교실로 들어갔다. 우리가 기다리고 있으니 선생님께서 들어오셨다. 이름은 이길자 선생님이셨다.
(완전히 잊고 있었던 선생님 성함. 어떤 분이셨는지... 기억이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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