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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느끼고/책

달의 바다 - 정현아


달의 바다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정한아 (문학동네,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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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꿔왔던 것에 가까이 가본 적 있어요? 그건 사실 끔찍하리만치 실망스러운 일이에요.

엄마, 그땐 저와 같이 우주 먼 곳으로 산책을 나가요. 찬이도 함께. 그 어린것의 손을 잡고, 멀리멀리, 허공에 발을 까딱이면서.

하지만 나는 민이가 백화점에 가서 옷을 갈아입는 동안 탈의실 밖에서 겉옷을 들고 기다려줄 수 있다.
전화를 걸어와서 울기 시작하면 멈출 때까지 들어줄 수도 있다. 그것이 친구로서 해줄 수 있는 일이다.
기다려 주는 것. 그날, 민이가 바다 한가운데서 내 입술에 자기의 따뜻하고 보송보송한 입술을 대고 가만히 멈춰 서주었던 것처럼.

아, 그래요 다이아몬드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바닷가에 제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그렇게 마음을 정하고 밤하늘의 저 먼 데를 쳐다보면 아름답고 둥근 행성 한구석에서 엄마의 딸이 반짝, 하고 빛나는 것을 찾을 수 있을거에요. 그 때부터 진짜 이야기가 시작되는 거죠. 진짜 이야기는 긍정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언제나 엄마가 말씀해 주셨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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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아기자기하고 예쁜 문체가 마음에 든다.

꿈을 이루었다가 실망한 사람.
꿈을 이루려고 준비하는 사람.
꿈을 이룬 사람.

어쨌든 사람은 언제나 꿈을 꾸며 산다.
또 새로운 꿈, 새로운 기대.

내가 선택한 대로 사는 인생.
그래, 선택할 수 있다는 게 인간의 특권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