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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느끼고/책

선우야, 바람 보러 가자

선우야바람보러가자자연과대화하는벌랏마을선우네이야기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한국에세이
지은이 마불 (랜덤하우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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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집어든 책.
자연과 가까이 사는 삶을 동경하는 나는 이런 책을 읽는 걸 좋아한다.
책 속에 '번거로운 아름다움'이란 말이 나오는데, 시골에서 혹은 자연 속에서 사는 번거로움을 아름다움으로 느끼며 살아갈 자신은 없기에.. '아.. 저렇게 살면 좋겠다.' 하고 생각만 할 뿐 실천할 엄두는 내지 못하고, 이런 책으로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길 즐긴다.
(언젠가 주말용으로라도 시골집 한 채와 작은 밭쯤은 사두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마불과 메루씨. 범상치 않은 두 사람이 만난 것도 신기한데 정말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고 계신다.
오지라고 할 만한 산 속 깊은 곳 벌랏마을에서 계절에 맞춰 집을 수리해가며 먹을 것은 거의 자급자족하며 살고 있는 모습이 '월든'에서 읽은 소로우의 생활 방식과 비슷하다. 하지만 소로우가 혼자서 그렇게 살았다면 이 분들은 어린 아들과 함께 가족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 다른 점.
이 분들도 남들처럼 부부싸움도 하고, 겨울 내내 물이 안 나와서 힘들어하기도 하고, 재래식 화장실과 부엌에 불편함을 느끼기도 한다지만, 같이 밭도 가꾸고 한지도 만들고 아들과 함께 감도 따고 하는 모습이 제삼자의 입장에서는 낭만적으로 보인다.

아이를 가지면서부터 책을 읽으면 육아에 관련된 문구들에 집중하게 되는데,
이 책에서도 그와 관련된 부분에서 메루님의 말에 공감이 간다.
"삶에는 한 가지 길만 있는 게 아니라 더 많은 길과 다양성이 있다는 것, 이 세상은 훨씬 크고 넒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싶다. 오늘 행복한 아이가 내일도 행복할 것이라는 게 나의 믿음이다. (중략)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선우를 신뢰하는 맘으로 옆에서 지켜보고, 필요하다면 더 많은 경험의 기회를 주면서 아이의 고유한 꽃이 피어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리라. 그리고 함께 사랑하고 웃으며, 행복한 이 순간을 맘껏 즐기고 누리리라."
"선우가 자연을 마음껏 뛰어다니며 모든 감성이 활짝 깨어나 나무처럼 굳건하고 하늘처럼 넉넉한 가슴을 지닌, 새들처럼 명랑하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자라나길 바란다. 어디서든 밝고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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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족은 두 돌된 아들과 인도여행을 다녀왔다고 한다.
내 꿈은 아이와 함께 탄자니아에 가서 동물원 창살에 갇힌 동물이 아닌 초원을 뛰어다니는 세렁게티의 동물들을 보여주는 건데.ㅎㅎ 우리 다호가 건강하게 자라서 그 꿈을 이루었으면~!